[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지난 2009년 부산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을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선숙 민주당 의원은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주장하는 한편, 금감원이 이를 방치해 피해자만 양산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캠코는 지난 2009년 영남알프스컨트리클럽(이하 알프스클럽)에 대한 부산저축은행, 부산2저축은행, 중앙부산상호저축은행의 PF대출채권을 원금채권 규모(444억3000만원)의 80%인 355억4000만원에 매입했다.

그러나 그 직전인 2008년말까지 캠코가 30개 저축은행의 PF부실채권을 매입할 당시 평균 매입율은 52.5%에 불과했다. 불과 3개월 사이에 매입율이 27.5%포인트나 높아진 셈이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부실채권을 부실한 가격 산정에 의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매입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의문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당시 알프스클럽이 골프장 추진에 따른 임원진들의 불법행위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었음에도 불구, 캠코가 이 회사의 PF대출채권을 매입했다는 것도 의혹의 대상이다.

알프스클럽은 부산저축은행 대주주들이 골프장 설립을 위해 친·인척명의로 매입한 토지를 재매입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 임원 등 5명이 이 SPC에 444억3000만원 규모의 PF대출을 해 은행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지난 2008년 12월 기소했다.

박 의원은 "이 사실을 금감원이 알고 있었는지 해명해야 한다"며 "만약 금감원이 이를 확인하지 않았거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캠코로 하여금 해당 사업장의 PF대출채권을 매입하도록 했다면 캠코의 부실우려채권 매입 전반의 부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사업장은 지난 2005년 이미 울산시로부터 골프장 건설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은 사실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캠코는 사업성도 없는 부실PF 채권을 매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게 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 캠코 측은 "요주의이상으로 분류된 신디케이트 PF채권의 경우 매입대금이 과다 산정되지 않도록 채권원금의 80%를 (매입율로) 적용한다"며 "2008년에도 신디케이트PF채권에 해당하는 다른 저축은행 5개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동일한 매입기준에 따라 80%를 적용하여 인수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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