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A씨는 세 들어 사는 단독주택이 이번 폭우로 침수피해를 입었다. 벽과 천장에 물이 새는 것은 물론이고 바닥에도 물이 들어찼다. 이럴 경우 침수피해에 따른 비용은 세입자와 집주인 중 누가 해야 할까? 또 정부에서 나온 재난지원금은 누구에게 돌아가야 할까?

3일 서울시는 최근 집중호우로 주택이 침수되거나 누수로 피해를 입고 고통을 받으면서 집주인과 상호 분쟁까지 겪고 있는 경우가 있음을 감안해 관련 상담사례를 제공하고 비슷한 문제에 처해있는 세입자와 집주인이 참고하도록 했다.

현재 '재난구호 및 재난복구비용 부담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주택침수의 경우 세대별로 조사해 재난등급(99등급)에 해당되면 재난지원금 100만원이 지원된다. 주택에서 주거용 방의 방바닥 이상이 침수돼 수리하지 않고는 사용할 수 없는 경우를 '주택침수'로 구분한다.

우선 세입자가 재난지원금을 받은 경우엔 임대차상담실에서는 민법 제623조에 의하면 임대목적물의 수선유지의무는 집주인에게 있다. 이때 집주인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지원금을 도배 및 장판 등 시설 수리비용에 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세입자가 재난지원금을 받은 경우 집주인과 지원금 사용을 두고 이견이 발생하는 경우엔 집주인이 주택시설 피해 복구비용 이외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를 테면 B씨가 세 들어 사는 단독주택이 폭우로 침수피해를 입어 구청에서 B씨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이때 집주인이 이중 절반을 분배해 줄 것을 요구하고 세입자는 피해 입은 것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거절하여 분쟁이 야기된 경우는 어떡해야 할까?

침수피해를 입은 당사자에게 지급되는 지원금은 그 명목이 복구비 및 위로금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으므로, 피해당사자인 임차인이 받은 지원금에 대해 집주인이 주택시설 피해 복구비용 이외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재난지원금 지원대상이 되지 못한 경우, 세입자가 입은 피해를 집주인에게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느냐는 집주인이 의무를 이행했는지, 불이행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전세로 이사 올 때부터 곰팡이 냄새가 나 자주 환기시켰으며 이번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입었던 B씨의 경우, 벽에서 물이 쏟아지고 창문으로 누수가 되고 방안에 물이 무릎까지 차올라 옷장과 침대 등 많은 피해를 입었다.

이때 B씨는 임차목적물에 구조적인 하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경우 침수피해에 대해 집주인에게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단 하자부분은 임차인이 즉시 집주인에게 고지해야 고지의무 미이행에 따른 피해를 사전 예방할 수 있다.

김윤규 서울시 주택정책과장은 "요즘 같은 폭우기에 뜻하지 않은 피해로 고통받고 분쟁까지 생겨 설상가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입자가 있음을 감안해 상담사례를 제공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 주택임대차상담실 지난 상반기 상담건수가 전년 동기대비 38% 급증하는 등 3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2만1768건의 상담 중 주택임대차 관련 상담은 1만7146명(78.8%)이고, 부동산 중개 관련 상담은 2617명(12%), 상가관련 300명(1.3%), 가정법률 등 기타 가사상담이 1705명(7.9%)이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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