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움직임 주춤… 장기 효과는 부족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주식시장 공매도 한시적 금지 사흘째. 증권업계에선 금융당국의 조치가 약효를 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공세가 주춤해진 것. 다만 이번 조치가 외국인 투자자들을 매수세로 돌려세우거나 주가 상승을 견인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견해가 대다수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이후 5거래일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하루평균 3700억원의 공매도에 나섰다. 이 기간중 외국인의 코스피 시장 하루평균 순매도 규모는 약 5800억원. 절반 이상이 공매도 매물이었던 셈이다. 올 상반기만 해도 외국인의 공매도는 하루평균 1600억원 수준이었다.
　
공매도가 금지된 10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규모를 1조2000억원대로 확대하기는 했으나, 11일에는 2800억원대로 대폭 줄였다. 10일 쏟아져 나온 외국인 매물은 현선물 차익거래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이 대부분이었다.
　
유수민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최근 나타났던 폭락장세가 다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매도가 집중됐던 종목들을 보면 공매도 추이와 연결되는 대차잔고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주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08년 '리먼사태'때도 8개월간 공매도 금지 조치를 취했다"며 "돌이켜보면 공매도 금지가 외국인 매도세를 제한하는 동시에 연기금의 매수세를 확대시키는 역할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매도 금지 조치의 효과는 분명히 제한적이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공매도 금지 조치가 매도를 제한함에 따른 주가방어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숏커버(공매도 물량의 환매수) 등의 매수 유발 요인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공매도로 인해 전체 외국인 거래주문이 줄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고객사 성향에 따라 공매도를 많이 하는 곳은 이번 조치로 거래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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