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마다 최고 3~5배 차이..지하철역 ATM 많은 씨티은행 수수료 최고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은행의 송금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지만 일부 은행들이 여전히 고객들에게 고액의 송금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은행의 경우 많게는 5배까지 송금수수료 차이가 발생해 이에 따른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21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타행이체시 송금수수료가 높은 신한은행, SC제일은행, 외환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낮은 하나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과 비교해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5배까지 차이가 났다.

비교적 고액을 송금할 때는 수수료 격차가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수료를 적용해 고객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원가에 별 차이가 없는데도 송금수수료를 높여받는 것에 대해서는 은행들도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은행 창구를 이용해 10만원 안팎의 소액을 다른 은행으로 송금할 경우 신한은행과 SC제일은행, 외환은행의 경우 은행권에서도 가장 높은 건당 3000원을 고객들에게 수수료로 부과한다. 반면 하나은행에서 같은 금액을 송금할 때 600원의 수수료를 매긴다.

소액 송금에 고액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은행들 중 신한은행은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할 경우 영업시간 마감전 후 600~800원의 수수료를 받아 상대적으로 수수료를 적게 받고 있다.

반면 SC제일은행, 씨티은행, 외환은행 등은 은행권에서 가장 높다. 마감 전 1000원, 마감 이후 건당 1500~1600원을 수수료로 챙겼다.
　
100만원을 초과한 경우 수수료는 씨티은행을 비롯해 대구ㆍ경남ㆍ전북은행 등 지방은행의 수수료가 높았다. 씨티은행은 이 경우 ATM 수수료도 마감 이후 2100원(마감 전 1500원)으로 SC제일은행(마감 후 2000원)과 함께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건당 2000원이 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씨티은행은 서울메트로와 계약을 맺고 하루 수 백만명의 유동인구가 움직이는 지하철 1~4호선 대부분 역사에 ATM을 배치하고 있다"며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지하철 역사 ATM 설치 독점권을 가진 은행이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ATM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액 송금수수료 지적에 대해 은행권에서는 송금액에 따라 은행마다 수수료 차이가 크고 고객들에게 각종 혜택을 줘 면제 서비스를 받는 고객이 많다는 점을 들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100만원이하 구간은 신한은행이 높은 것으로 보이지만 100만원을 초과한 경우 다른 은행에 비해 수수료가 높은 수준이 아니다"라며 "창구 타행이체인 경우 전체고객의 수수료 면제율도 88%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에서 창구를 이용해 3만원 이하 금액을 타행이체하면 600원의 수수료가 부과되지만 3만원을 초과하면 웬만한 고액이 아니고서는 수수료가 건당 3000원으로 똑같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두드림통장, 드림마일리지 제도 등을 통해 타행 이체 고객 60%, 당행 이체 고객 80%가 수수료 면제 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은행은 이달 중 저소득층에 대한 수수료 면제 혜택을 확대 시행키로 했고 우리은행도 22일부터 모든 거래 고객에 대해 일률적으로 ATM 이용 수수료를 인하키로 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