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주가를 조작하고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LG그룹 3세에게 법원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한창훈 부장판사)는 주가를 조작하고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특경가법상 횡령 등)로 구속기소된 구본현(43) 전 엑사이엔씨 대표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구씨는 다른 업체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실적을 부풀렸고, 증자를 통해 확보한 투자금도 원래 목적이 아닌 부채상환에 썼다"며 "외부감사를 방해하고 허위내용을 공시했으며 주식시세를 조종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나쁘고 부당이득이나 시세조종의 규모가 큰 점을 고려할 때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구씨는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조카다. 구씨는 지난 2007년 엑사이엔씨 대표로 있으면서 신소재 전문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 허위사실 유포 등의 수법으로 주가조작에 나서 139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구씨는 지인들에게도 114억원의 이득을 보게 해 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구씨는 또 직원 명의로 대출금을 끌어다 쓰는 것처럼 속여 765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송금증을 위조하는 등 회계서류를 조작해 외부 감사인에게 범행을 숨기려 한 혐의도 받았다.

한편, 재판부는 "신주인수권부사채로 본 이득 중 구씨 본인의 몫이 아닌 것은 일부 무죄로 인정되고, 횡령한 돈을 개인용도로 쓰지 않고 회사를 위해 썼으며 피해액을 대부분 갚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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