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통신사들이 한국전력의 전봇대에 통신선을 불법으로 설치해 쓰다가 한전에 물어 낸 돈이 최근 5년간 약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성회 의원이 한국전력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위약금을 제일 많이 낸 곳은 LG 유플러스로 463억원이고, SK브로드밴드가 103억원, SK텔레콤이 70억원, 드림라인이 43억원 등이다.

현재 한전에서 전국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전봇대(약 800만기)에는 전선이외에 SK텔레콤과 같은 통신사나 케이블방송사들이 쓰는 통신선(공가선)도 설치돼 있다. 이러한 통신선이 약 840만기에 달하며, 이 중 약 9.5%인 80만기가 불법으로 설치된 것이다. 이것을 정비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만 최근 4년간 488억원에 달한다.

김성회 의원은 "통신사들의 경우 위약금을 내고 이용하는 비용이 전봇대를 세워서 통신선을 연결하는 비용보다 저렴하므로, 위약금을 내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불법통신선을 방치할 경우 전봇대가 버틸 수 있는 하중을 못이겨 전봇대가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한전은 불법통신선을 근절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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