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와 관련한 민주당의 내홍이 확산되고 있다. 김성곤·강봉균·박상천 의원 등 한미FTA 처리와 관련 여야간 절충을 요구한 민주당 온건파 의원들의 반란이 자중지란으로 비춰지면서 손학규 대표가 직접 사과하며 수습에 나섰다.

손학규 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미FTA에 대해 민주당이 일사분란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 송구스럽다"며 "민주당 지도부의 뜻과 당론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회의원의 소신이 존중돼야 하지만 민주당이라는 하나의 울타리에 있는 한 모아진 의견이 있어야 한다"며 "민주진보 진영 대다수가 한미FTA에 반대하는 만큼 당 대표로서 의지가 확고하다. (온건파)의원들이 따라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처럼 손 대표가 직접 수습에 나선 데에는 야권통합을 앞두고 당내 세력간 이견이 증폭되는 시점에서 한미FTA 문제까지 더해지자 당내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특히 대여 협상 창구인 김진표 원내대표까지 온건파 입장에 동조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한미FTA를 둘러싼 당내 분열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미FTA 비준 처리 반대' 당론을 어기고 "한미FTA가 필요하다"는 자신의 '소신'을 피력하는 등의 행동을 공식 사과했다. 그는 "우리당의 (한미FTA)협상파와 그렇지 않은 (한미FTA 반대하는)분들의 견해 차이가 당과 국익을 위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당에 누를 끼친 점은 죄송하다"고 했다.

당 지도부가 당론을 재확인하고 나섰지만 온건파의 '일탈'은 계속될 조짐이다. 온건파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공조하며 당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한나라당 주광덕·현기환·황영철·홍정욱 의원 등과 함께 전날 비준안의 원만한 처리를 위해 각 당이 일방적 처리 및 물리적 저지에 나서지 않을 것을 공동으로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온건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즉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존폐 여부에 대한 협상을 개시한다'는 약속만 미국 정부로부터 받으면 물리적 저지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절충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김성곤 의원은 "손학규 대표 등 지도부와 강경파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의원총회에서 비밀투표에 부칠 경우 절충안이 당론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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