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가정상비약을 슈퍼 등에서 팔게 하는 보건복지부의 약사법 개정안에 '절대 반대' 원칙을 고수하던 대한약사회가 22일 '협상하겠다'며 돌연 입장을 바꿨다. 국회 상정이 불발된 약사법 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대한약사회는 22일 16개 시도지부장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전략수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약사회는 회의 내용을 정리해 보도자료 형태로 발표했다.

회의에 참석한 약사회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단 하나의 약도 약국에서 나갈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복지부와 협상해 '내줄 것은 내줄 수 있다'는 식으로 전략을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략 수정에 대한 일선 약사들의 반발을 의식해 익명 보도를 요구했다.

그는 또 "현재 발의된 약사법 개정안은 복지부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인 만큼 내용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며 "복지부와 논의해 우리의 의견이 반영된 새로운 개정안이 마련된다면 일반약 약국외 판매라는 기본 전제에 동의할 수 있다"고 했다.

갑작스런 입장 변화 이유에 대해 또 다른 약사회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와 정부의 압력이 계속 되고 있어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의견이 약사회 내부에 팽배하다"며 "복지부와 협상을 통해 얻을 건 얻고 내줄 건 내주자는 이른바 '협상파' 쪽 의견이 대세로 굳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반약을 '내주는' 조건으로 복지부에 요구할 '협상 조건'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며 "다만 합의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만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복지부는 약사회 발표 직후 "오늘 결정을 기화로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국민의 의약품 구입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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