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저성장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부동산 직접 투자 대신 간접 투자로 눈길을 돌리는 투자자가 많아졌다.

10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공모+사모)의 설정액은 지난달 13조원을 돌파해 지난 5일 기준 13조2280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펀드의 설정액은 2008년 9월 금융위기 직전까지만 해도 7조원 남짓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설정액이 꾸준히 증가해 2010년 12월 11조원, 지난해 7월 12조원 고지를 넘어섰다. 불과 3년여만에 설정액이 7조원에서 13조원으로 배 가까이 증가한 것.

부동산 펀드는 설정액 기준으로 97.5%가 사모펀드다.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아 비공개로 운용하는 금융상품인데 개인보다는 연기금이나 보험사 같은 기관들을 대상으로 한다.

부동산 펀드 역시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초 10조원을 돌파한 사모형 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이달 5일 12조9000억원에 육박해 불과 1년 만에 30%나 급증했다. 대부분 사모펀드는 수익성이 좋은 서울시내 사무용 건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Guide)에 따르면 사모펀드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은 2010년 3월 설정된 '파인트리솔쓰리사모부동산투자신탁'으로 3610억원에 달했다. 부동산 부실채권에 투자한 펀드다.

서울 역삼동 캐피탈타워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에셋맵스NH사모부동산 1'(3351억원), 여의도 동양증권 빌딩 등에 자금을 투입한 '삼성사모부동산투자신탁 1'(29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김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실물자산운용본부 부문장은 "부동산 활황기에는 간접투자인 부동산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적었지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직접 투자의 위험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부동산 펀드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