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중국이 유럽 부채위기 해결을 위한 구제기금 확충에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이날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개입 확대안에 대해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원 총리는 "유럽 부채위기 해결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유럽의 유로화 안정 노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이 유로존 구제기금 확충에 참여할 가능성을 비친 것이다. 다시 말해 중국의 막대한 외환 보유고가 유럽의 부채위기를 줄이는 데 쓰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로이터통신도 외환 보유고가 3조2000억달러(약 3600조원)나 되는 중국이 일부 유럽 국가의 구제금융에 나설 수 있는 잠재적 자금 공급처라고 보도한 바 있다.

현재 유럽의 구제금융으로 이용되고 있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은 2500억유로(약 367조3000억원), 오는 7월 출범할 예정인 유로안정화기구(ESM)는 5000억~6550억유로 규모다.

원 총리가 지원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다. 유로존 구제금융에 대한 중국의 참여폭을 넓히겠다는 분명한 약속은 없었다. 게다가 원 총리는 "유럽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중국이 원론적인 의지 표명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몇몇 전문가는 원 총리의 이번 발언과 관련해 중국이 유럽 구제금융 확충에 참여하면서 유럽으로부터 정치적인 혹은 무역과 관련된 모종의 양보를 조건으로 내세웠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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