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CJ그룹이 이재현 회장을 미행, 감시한 혐의로 삼성그룹에 소송을 제기할 계획인 가운데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CJ와 삼성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을 미행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문제의 직원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감사팀 소속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는 이번 사건을 두고 이맹희씨와 이건희 회장의 상속재산 반화청구 소송과 연결짓고 있다. 이재현 회장이 아버지인 이맹희씨와 별도로 접촉하고 있는지, 범 삼성가 관계자들과 별도의 만남을 갖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개인적인 송사인 만큼 그룹 차원에서 대응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기존 삼성측의 반응과도 크게 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범 삼성가로 재산 분할 소송이 이어질 경우 그룹 이미지는 물론, 지배구조마저 일부 영향을 줄 수 있어 CJ측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나선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측에서 이재현 CJ 회장측을 감시했다는 의혹은 사실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단순히 개인적인 송사로 치부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되다 보니 이 회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부 용역 업체가 아닌 계열사인 삼성물산이 개입된 부분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기밀을 요하는 사안이었을 경우 삼성그룹측에서 직접 나섰을 것이고 보안이 필요했다면 외부 용역 업체를 통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관계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감사팀 소속 직원이 이 같은 일을 벌였다는 점은 다소 이해가 안간다"면서 "이재현 회장의 동정을 파악하는 것 정도라면 외부 용역 업체를 통해서도 충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