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임돼 3년 더 KT를 이끌게 된 이석채 회장이 ‘요금 인하’ 관련, “단말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라고 단말 제조사를 겨냥했다. 스마트TV에 대해서도 “그냥 쓰는 건 말이 안된다”고 재차 강조,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10일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올레경영 2기’ 발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재 정치권 이슈 중 하나인 ‘요금인하’와 망중립성과 연계된 ‘스마트TV’ 관련 분명한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다시 ‘통신요금 20% 인하’를 내세우고 있으며, 최근 KT는 ‘무임승차’를 이유로 삼성전자 스마트TV 접속을 차단,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 회장은 요금인하와 관련, “통신3사 ARPU(가입자당매출)는 계속 감소 추세로, 3년전에 비해 서비스 요금은 1/100로 줄었다”며 “여전히 요금이 높다고 느끼는 것은 국내 단말가격이 외국에 비해 훨씬 비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단말기 값이 문제로, 단말업체들이 해외 공급 가격에 내놓는다면 국민 부담이 크게 줄고, 유통 구조 역시 선명해질 것이라는 게 이 회장 입장이다. “유통점에서 누구나 같은 가격으로 단말을 살 수 있어야 한다”며 자사가 시행중인 ‘페어프라이스 제도’의 확산도 기대했다.

이 회장은 스마트TV에 대해서는 좀더 단호한 입장이다. 전력이나 주파수, 네트워크 모두 투자가 들어가는 희소한 자원으로, 이를 비용 지불 없이 마음대로 쓸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스마트TV는 네트워크에 연결될 때 비로소 스마트TV가 된다”며 “10조 이상 투자해 만든 게 네트워크이고, 이는 모든 국민의 자산으로 KT 등 통신사는 선량한 관리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회장은 “외국에서 국내처럼 무료로 (스마트TV가) 네트워크를 이용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환상”이라며 “공짜 점심은 없다”고 못박았다.

2G 종료로 인해 실추된 회사 이미지에 대해서도 이 회장은 ‘전차’를 예로 들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자동차가 늘어나면서 전차를 없애고 중앙전용차선과 지하철을 만들었는데 일부만 전차를 타고 싶다고 하는 건 보편적 선택이 아니라고 이 회장은 언급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KT는 스마트 라이프를 선도해 2015년까지 그룹 매출 40조를 달성하겠다는 ‘올레(olleh)경영 2기’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글로벌 미디어 유통 그룹 도약’과 ‘BIT를 통한 경영혁신’이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를 위해 KT는 강력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엔써즈(Enswers), 유스트림코리아 등이 콘텐츠 유통을 담당하고, 클라우드 경쟁력을 솔루션 업체인 넥스알(NexR), kt이노츠 등이 주도해 ‘가상 상품(Virtual Goods: 콘텐츠, 앱 등)을 자유롭게 사고파는 생태계를 구축키로 했다.

또한 KT는 2010년부터 추진중인 BIT(Business & Information system Transformation)를 올레경영 2기 내에 완료해 KT그룹내 제도, 프로세스, 문화 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축적한 노하우를 BM화, IT컨설팅 사업화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KT는 지난 3년간의 노력을 통해 KT 비전인 ‘글로벌 ICT 컨버전스 리더’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향후 KT그룹 내 ICT 역량을 집중, 앱과 콘텐츠가 자유롭게 유통되는 가상상품의 세상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코노믹 리뷰 박영주 기자 yjpa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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