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현대·기아차가 대형 수입차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도 수입차 비교 시승을 실시한다.

29일 기아차에 따르면 이 회사는 K9이 출시되는 다음달부터 전국 영업지점에서 수입차와의 비교 시승을 실시할 방침이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일선 영업소에서 이 같은 업무를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대차처럼 별도 비교시승 공간을 마련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별도 공간은 없지만 기아차의 비교 시승은 현대차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시승을 원하는 고객은 대형세단 K9과 BMW,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쟁차종을 번갈아 타게 된다.

현대·기아차에는 지난해부터 수입차 경계령이 내려졌지만 올해부터는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자동차 내수시장이 올 들어 침체에 빠진 가운데 수입차 판매는 오히려 전년대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1만대 이상이 판매돼 국산차 업계를 바짝 긴장시켰다. 현대·기아차가 목표로 하고 있는 대형 수입차 시장은 별다른 변화가 없을 정도로 경기와 무관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아차가 K9의 판매대수를 월 2000대로 결정한 것도 수입차를 의식한 조치다. K9이 현대차 에쿠스와 제네시스의 중간 차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높은 수치다. 월 2000대는 제네시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고급 수입차 시장을 잡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영업이 필요하다"면서 "목표 역시 '세게' 잡았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대형세단 K9에 장착된 신기술을 감안할 때 수입차와 충분히 비교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심혈을 기울인 만큼 수입차 품질을 능가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한 몫 했다.

회사 관계자는 "K9 출시로 국내 대형세단 시장이 크게 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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