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3월 이후 오랜시간 지연됐던 금융감독원 국·실장급 인사에 공개적인 불만이 제기됐다. 모 국장급 간부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원칙 없는 인사에 대해 '쓴소리'를 한 것이다. 이에 금감원 내부에서도 무성한 뒷말이 오가고 있다.

3일 금감원 사내게시판에 따르면 이 간부는 게시판을 통해 "평소 부하 직원들에게 정말 열심히 일하면 정당한 대접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얘기해왔는데, 나를 믿고 열심히 일해 준 내 부하 직원들에게 할 말이 없다"며 1순위로 올라갔던 본인의 부하직원(부국장)이 국장 승진에 실패한 것에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내가 이유 없이 지원장으로 발령받은 것보다 1순위 부국장이 아무 이유도 없이 승진을 못한 것에 마음이 아프다"며 노조 후배들에게 "절대로 이번에 그냥 넘어가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인사에 관계된 자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임원들 간에 서로 책임을 미루는 행태에 대해서도 '자신이 한 인사에 말을 못하고 다른 이에게 넘기는 비겁함'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모 국장은 아울러 "금융감독원의 주인은 국민이고 우리는 국민의 종복이기 때문에 잘못된 일에 눈감지 말고 당장 내 일이 아니라고 눈감지 말아야 한다"며 "금감원의 업무도 모르는 이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역량이 안 되는 인물을 진급시키면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조직을 원망하고 불만을 가지게 된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이번 인사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번 인사는 당초 3월에 예정됐으나 외부 컨설팅 업체에 맡긴 '금감원 조직 혁신'에 관한 연구용역 결과를 받고, 국무총리실의 금융감독원 혁신 태스크포스팀(TF)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두 달 가량 지연됐다. 특히 논의 과정에서 특정 정치인과 친분이 깊은 인물들이 임원 후보로 추천되면서 외부 압력에 대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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