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지난 1·4분기 이동통신 업계의 무선 트래픽 총량이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LTE(롱텀에볼루션) 전국망 구축에 갈 길이 바쁜 업계가 트래픽 관리 부담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특히 무선분야 설비투자(CAPEX) 비용도 급증세를 보이면서 신규 투자 여력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정보기술(IT)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이통 3사의 무선 트래픽 총량은 전년 동기(2만3063테라바이트(TB)) 대비 182% 늘어난 6만4947TB로 집계됐다. 1.4기가바이트(GB) 분량의 영화를 다운로드한 것으로 환산하면 총 4750만4091편에 달한다. 대한민국 국민 1인당 1개꼴로 다운로드한 분량이다. 이 수치는 SK텔레콤의 LTE 서비스 트래픽 증가분을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이를 더할 경우 상승률은 더욱 커진다.

업체별로 보면 LG유플러스의 증가세가 가장 컸다. LG유플러스의 1분기 2~4세대(G) 트래픽 총량은 1만4300TB로 전년 동기 대비 9배 이상 급증했다. 3G 트래픽만을 공개한 SK텔레콤도 무선 트래픽이 전년 동기 대비 214% 늘어난 1만1247TB를 기록했다. 2~4G 트래픽을 모두 공개한 KT는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한 3만9400TB에 달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트래픽 급증세는) 지난해 하반기 LTE 상용화는 물론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메신저 등의 사용이 크게 확대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석채 KT 회장이 15일 방송통신위원회 주최로 열린 '국제방송통신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현재 데이터 폭발 추세를 볼 때, 네트워크 마비가 실제로 일어나 모든 산업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는 트래픽 증가에 따른 관리·유지비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이통 3사가 무선 부문에 투자한 비용은 1조3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량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무선 트래픽 증가세가 가장 컸던 LG유플러스가 전년 동기 대비 478% 늘어난 2551억원으로 집계됐다. KT와 SK텔레콤도 각각 82%, 61% 증가한 6609억원, 4820억원을 기록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분기 LTE 전국망 구축 비용이 상당 부분 반영돼 있지만 수조원에 달하는 무선 투자비용을 이통 업계만 전담하는 구조는 해결돼야 할 숙제”라며 “무선트래픽과 무선투자 비용 증가세가 상관 관계를 나타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부담은 궁극적으로 투자 위축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전체적인 투자여력 감소세도 두드러졌다. 트래픽 부담과 이에 따른 투자비용 급증이 업계의 수익성 감소와 맞물려 작용한 탓이다. 1분기 이통 3사의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EBITDA) 마진율은 22.8%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1%포인트 하락세를 보였다. EBITDA 마진율은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수치로 한 기업이 얼마나 현금창출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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