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국내 저축은행들의 자산 부실화 및 건전성 악화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보험공사의 손자회사로 넘어갔지만, 사실상 '폐쇄' 수순만을 남겨놓고 있는 저축은행도 있다. 최근 예보가 밝힌 '단독조사 대상' 기준에 해당되는 곳 만도 10곳을 넘는다.


1일 금융감독원 및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토마토2(-11.75%), 진흥(1.22%), 부산솔로몬(1.24%), 현대스위스(3.48%), 유니온(3.72%) 등 5개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 부과 대상인 5%를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 가운데 진흥과 현대스위스는 이미 경영개선요구를 받은 상태고, 부산솔로몬은 지난달 3일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해 BIS비율을 12.19%로 끌어올렸다.

토마토2의 경우 사실상 '폐쇄' 수순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토마토2는 자회사인 케이알앤씨가 지분 90.1%를 보유해 실질적 대주주인 예보가 지난해 11월부터 매각을 진행했지만,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BIS비율 -11.75%에 3개월만에 880억원의 적자를 낸 상황이어서, 사실상 앞으로도 매수자를 찾기는 힘들다. 3월말 현재 토마토2의 수신은 총 1조985억원, 여신은 8505억원이며 거래자수는 12만여명이다.

금융감독원과 예보에서도 토마토2의 처리를 두고 난감해 하는 모습이다. 추가적인 영업정지 수순을 밟기엔 시기적으로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인인 예보 측의 조치방안을 들어본 뒤 (영업정지 여부를)결정해야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예보의 단독조사 대상에 해당되는 저축은행은 10여곳에 달한다. 예보는 최근 저축은행 부실의 조기점검을 위해 BIS비율이 5~7% 사이이거나 3년 연속 적자를 낸 저축은행에 대한 단독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BIS비율 기준으로는 신라(5.2%), 더블유(5.68%), 강원(6.18%), 골든브릿지(6.49%), 오투(6.8%) 등 5개 저축은행이 해당된다. 실적을 기준으로는 대원, 신민, 서울, 무등이 과거 3년 하고도 3개 분기 연속 순손실을 기록 중이어서 단독조사 기준을 충족한다. 2년 연속 적자 후 2011 회계년도 3분기까지 적자를 낸 삼보, 인성, 현대(대영), 세종, 동양 등도 향후 단독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 경영 여건이 개선되기 힘들다는 점을 가만하면 4분기 흑자전환은 물론 손실 폭을 줄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예보 관계자는 "금감원과의 중복조사 등 시장의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라면서 "기존에 밝힌 단독조사 대상에 해당되는 저축은행들 가운데 심의를 통해 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 저축은행은 부실이 심화된 만큼 이달(6월) 중에는 대상을 선정하는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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