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서울시가 지난 1900~2000년 서울시내 근현대유산을 최소 1000개 선정하고, 이에 대한 보존·활용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이번 계획은 장래 문화재가 될 잠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문화유산의 훼손을 예방하고, 보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는 시범사업으로 박경리 가옥, 경교장, 손병희 선생 묘역 등 5곳을 정해 5억5000만원이 투입한다. 앞서 서울시는 한성백제박물관 개관과 한양도성 활용 종합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7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박 시장은 "미래유산 프로젝트는 100년 후 보물을 준비하는 것으로 근현대유산은 현 세대가 미래세대와 공유하고 미래의 창조적 자산으로 전달해야할 소중한 자산"이라면서 "방치돼 왔던 근현대 유산을 시민과 함께 적극 발굴, 보존해 2000년 고도 서울의 역사성을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오는 7월까지 전문가 50명으로 구성된 미래유산사업의 심사, 자문기구인 '미래유산보전위원회(가칭)'을 설립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문화예술, 정치역사, 산업노동, 시민생활, 도시관리 등 5개 분과로 나눠진다.

더불어 시는 이달부터 오는 8월 중순까지 보존가치가 큰 유적, 유물, 무형유산에 대해 시민공모를 받아, 위원회가 심의 후 '예비 서울 속 미래유산'을 선정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키로 했다. 이 DB를 활용해 내년 7월 '서울 속 미래유산 1000선'이 최종 확정된다.

시는 오는 7월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보존과 활용 기본원칙 ▲보존대상 선정기준 ▲연차별 보존계획 및 소요예산 산정 등을 골자로 한 마스터플랜수립 학술용역을 시행한다. 마스터플랜이 수립되는 내년 7월부터는 1000선 중 우선순위를 결정해 연차별로 활용방안에 대한 연차별 개별사업이 추진된다.

이와함께 서울시는 시범사업으로 박경리 가옥 등 5곳을 시범사업지로 선정, 5억5000만원을 투입해 이달 중 타당성 조사를 위한 용역을 발주해 보존·활용할 계획이다. 사업지 5곳은 ▲이준, 손병희 선생 등 순국선열 묘역인 강북 수유동 역사문화유적 분야 ▲경교장·이화장 등 정부수반 유적 복원 등 건국관련 분야 ▲남산 (舊)중앙정보부 건물 보존 및 활용 등 민주화 분야 ▲구로공단 역사기념관 조성 등 산업화 분야 ▲박경리, 김수영, 마해송, 전형필 등 문화예술인 유적이다.

구로공단·창신동 봉제공장·백사마을·장수마을·구룡마을 등 근대화 경제성장 과정의 공단지역이나 베델 거주지 등 개화기 외국인 유적 등은 상응하는 보전과 활용능력이 부족해 서울의 소중한 역사문화 자원이 멸실,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미래유산 보전활동을 활성화하고 민간이 소유하는 유산에 대해 보수비, 프로그램 운영비 지원이 가능토록 관련 조례를 오는 12월까지 제정할 방침이다. 또 민간에서 미래유산 매입시 취득세 등 지방세 감면을 위한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자산에 관한 국민신탁법' 개정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오진희 기자 valer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