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유로존 운명을 좌우할 그리스 2차 총선 투표가 시작된 17일(현지시간) 그리스 전역에서 대형 산불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그리스 당국에 따르면 지난주 동안에만 전국의 35 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했다. 17일 현재 대부분은 진화됐으나 일부 지역에선 건조한 날씨와 때마침 부는 강풍을 타고 더 확산되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자체 능력으로 산불 진화가 어렵자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아테네 인근 지역인 케라타에선 소방관 수백명과 소방차 1백여대, 소방헬기 등이 동원됐지만 불길이 잡히지 않은 채 주택가로 번지고 있다.
　
현지 경찰은 건설현장 근로자들이 용접 작업을 하다가 불똥이 마른 잔디에 튀면서 화재를 낸 것으로 파악하고 근로자 4명을 체포했다.
　
그리스 남부지역인 펠로폰네소스 반도와 에게해의 섬 키트노스 등에서도 산불이 발생했으나 소방 장비와 인력 부족 등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까지 소방관 3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으나 일반 시민과 재산 피해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시민보호부 레프테리스 에코노무 장관은 이날 EU에 긴급 진화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가 2대의 소방 항공기를 보내주기로 했으며 프랑스와 크로아티아 등 다른 나라들도 지원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스는 매년 여름이면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 때문에 실화로 인한 산불이 자주 발생하며, 경제난 이후엔 사회 불만 세력의 방화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7년 여름엔 남부 에비아 섬과 펠로폰네소스 반도에서 발생한 산불로 77명이 사망했다.
　
당시 대형 산불은 "2007년 산불의 교훈을 잊은 정부의 방재 소홀 때문"이라는비난이 일었으며 산불이 '정치적 재해'로 다가오자 집권당인 신민당은 2011년 9월로예정된 총선을 2년 앞당기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에 따라 2009년 치러진 총선에서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총재가 이끄는 중도좌파 야당인 사회당이 승리하며 5년 반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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