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멕시코를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로스카보스 힐튼호텔에서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어 올해안에 FTA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한-캐나다 FTA 협상은 2005년 시작됐지만, 2008년 3월 쇠고기 수입 문제가 논란이 되면서 중단됐었다.

두 정상은 FTA 협상 재개와 함께 양국간 교역·투자 증대는 물론, 셰일가스 등을 포함한 에너지·자원 분야에서의 협력 증진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에도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3개월 내에 FTA 체결 협상을 다시 시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캐나다는 풍부한 천연자원을 갖고 있어 원자재를 많이 수입하는 우리 기업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캐나다가 G7(선진7개국)의 일원으로 세계 외교전략과 안보 차원에서도 경제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다.

멕시코는 우리와 이미 FTA를 체결한 칠레·페루와 '태평양 동맹'을 맺고 있어, 한-멕시코 FTA가 체결되면 중남미 시장 진출에 굉장한 시너지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번 중남미 순방에서 콜롬비아와도 FTA 협상을 타결지을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칠레·페루에 이어 콜롬비아, 멕시코, 캐나다, 브라질 등과 FTA를 체결하게 되면 미주대륙 전체가 우리 기업의 시장이 된다"며 "특히 신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남미 진출의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G20 비즈니스 서밋(B20)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유럽발 재정위기와 관련 "유로존이 자체 시스템 개혁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며 "유로존에서 자체 시스템 개혁이 늦어지면 유럽뿐 아니라 세계경제 불안의 근원지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위기국들은 당장 고통스럽고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을 수도 있으나, 무엇보다도 먼저 위기국들 스스로 구조개혁을 단호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한국의 뼈를 깎는 구조개혁 경험을 거론하며 "유로존은 전 유럽 차원에서 자체 시스템을 개혁하는 논의를 보다 적극적으로 진행, 빠른 시일내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이번 멕시코 G20 정상회의에서는 '유로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의제"라며 "유로존 국가내, 선진국-개도국 간 의견차가 있지만 전 세계가 그물망처럼 연결된 시대에 누구도 홀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재정을 악화시키면서 성장을 하면 잠시는 성장할 수 있으나 2∼3년 뒤 또 위기가 닥치게 된다"면서 "결국 일자리·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해지고 복지가 타격을 입고 빈부격차가 깊어지면서 세계적 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G20 차원에서도 재정여력국들의 긴축 속도 조절, 보호무역 저지 등의 공조를 통해 유럽의 위기 극복을 지원하고 세계 경제의 회복을 앞당기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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