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2000년 이후 매년 급증하던 가계대출이 올해 상반기엔 제자리 걸음을 했다.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많이 줄어들고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용대출을 자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우리·국민·하나·농협·기업 등 6대 시중은행의 6월말 가계대출 잔액은 368조298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4000억원(0.7%)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기대출 증가율이 1%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0년 들어 처음이다.

은행권 전체의 가계대출 증가율 역시 올해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5월 말 현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8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쳐 8조7000억원 증가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증가폭이 10분의 1 수준으로 꺾였다.

가계대출은 지난 2010년 증가율이 8.0%, 지난해 7.8% 에 달하는 등 최근 수년간 큰 폭으로 늘어났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특히 가계대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율은 올 상반기 1.8%로 지난해 하반기 증가율(3.9%)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신용대출 역시 급감했다. 상반기 신용대출 잔액은 73조 4861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원 감소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지 못하고 내수 침체가 지속될 경우 가계대출 증가세는 당분간 꺾일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육박하는 만큼 이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야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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