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희중 청와대 제1부속실장(44)이 사의를 표명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김 실장이 연락을 해와 일부 언론의 보도내용처럼 금품을 수수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 것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일부 언론에서 "구속 기소된 임석 솔로몬 저축은행 회장(50)이 검찰에서 김 실장에게 억대의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고 보도가 나오는 등 구설수에 오른 상태였다.

이에 따라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사실관계 조사를 위해 휴가 중인 김 실장을 청와대로 소환했었다.

그러나 김 실장은 청와대로 들어오지 않고 전화를 통해 공직기강비서관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나 검찰은 일단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김 실장이 이날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금품 수수 의혹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김 실장의 금품 수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명박 대통령은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의 구속에 이어 연속으로 치명타를 입을 전망이다. 이미 가속화된 레임덕은 물론 국정 운영의 도덕성에도 상처를 받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 안팎의 견해다.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1997년 비서관으로 채용된 뒤 15년간 동고동락한 핵심 측근이다. 청와대 참모 중에서도 이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정확하게 꿰뚫는 최측근이자 충성파다. 김 실장이 맡고 있는 제1부속실장이라는 직책은 대통령을 가장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일정ㆍ보고서를 챙기는 등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요직이다.

이 대통령으로선 마지막 보루가 없어지는 셈이다. 또 김 실장은 지난 4년여간 이 대통령을 핵심적으로 보좌해 온 사람인 만큼 국정운영의 도덕성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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