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위원장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는 6일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로 진보정치 재건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 부결로 인해 분당과 탈당의 기로에 직면한 통합진보당 혁신파가 사실상 신당 창당을 선언한 것이다.

강기갑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원과 국민들에게 절망과 환멸을 초래한 패권주의와 철저히 결별하고 민주적이며 상식적인 진보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6일 제명의총 부결 이후 당무를 중단 강기갑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당무에 복귀했다.

현재 당 상황에 대해 강 대표는 "수천 당원이 탈당하고 진보정당이 생명과 같은 노동자들이 지지를 철회할 수 있는 청천변력같은 소식도 들려온다"며 ""통합진보당이 창당정신인 대중적 진보정당의 가능성을 상실했다는 낭패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재건의 방법에 대해 "이름을 바꾸고, 정강정책을 손보는 정도의 재창당으로는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되찾을 수 없다"며 "진보정치의 재건을 위해 당의 발전적 해소를 포함한 다양한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신당 창당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의 길은 10년의 진보정당 역사와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10년의 성과는 계승하고 구태와는 결별하는 창조적 파괴"라고 말했다.

그는 "분당이냐 탈당이냐는 근시안적 질문과 답이 아니라, 시대와 역사에 대응하는 담대한 결단"이라며 "버리지 않으면 얻을 수 없고, 비우지 않으면 채울 수 없다. 지금 진보정치의 재건을 위해서는 사즉생의 각오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원들에게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의 길로 나서달라"며 "진보정치의 회생과 도약을 위한 길을 함께 결의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당무에 복귀하고 새로운 정당 건설을 위해 대표로서 역할을 하 겠다"며 "진보정당 건설 이후 노동자와 농민 도시 빈민과 논의를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당권파와 연대에 대해 "구 당권파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 결별을 단호히 선언하겠다"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 내 혁신파파는 당내 가칭 '혁신진보정치모임(혁신모임)'을 만들어 창당 작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구당권파 관계자는 "이는 임의기구일 뿐 정당성이 없다"며 "강 대표의 신당 창당은 사실상 당 파괴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