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은 28일 "중장기적으로 농협금융의 경쟁력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인수합병(M&A)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 내 뱅커스클럽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M&A를 통해서 경쟁력을 보강하는 것은 대내외 여건, 자본력, 시장상황 등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면서도 "현재는 신경분리 초기이기 때문에 내부역량을 다지는 것이 필요하지만 경쟁력을 키워나가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적절한 시기에 쳐다봐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선적으로 전체 농협금융지주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보험, 증권, 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을 가장 먼저 육성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10월 생명보험, 손해보험, 캐피탈 등 자회사 3곳의 유상증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농협금융지주는 올해 하반기 최대 1조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을 세웠다. 회사채로 조달한 자금은 NH농협은행, NH농협생명, NH손해보험 등 주요 자회사들이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 매입에 사용될 예정이다.

신 회장은 "경쟁사와 비교해 평균 정도의 자기자본비율을 가져야 유효경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생명보험, 손해보험, 캐피탈의 증자가 시급하다"면서 "일단 10월에 자회사 3곳에 대해 증자한 후 은행은 물론, 증권도 증자 요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타 금융지주와 비교해 메이저로 꼽을 수 있는 곳은 6개로 이 가운데 농협금융지주는 자산 규모로 보면 5위라면서 은행이나 보험 쪽은 4~6위권에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머지 증권이나 여타 부분이 하위권에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명실상부한 메이저 금융지주로 발돋음하려면 비은행 부분에 대한 집중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1조원 현물 출자와 관련해서는 산업은행의 IPO(기업공개)가 조속히 추진되기를 바라는 입장을 밝혔다. 산은의 주식이 1주라도 민간에 넘어가면 대외지급보증에 대한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이는 농협금융이 현물 출자를 받는 것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농협은 사업구조 개편을 하면서 정부로부터 산은 주식 5000억원, 도로공사 주식 5000억원 등 총 1조원의 현물출자 지원을 약속받았다.

신 회장은 "그동안 국회를 상대로 계속 협의를 해왔지만 산은 IPO 자체에 대해 정치권이 상당히 반대하는 쪽으로 가 있기 때문에 동일한 지급보증 동의안이란 이유로 농협도 현물 출자를 못 받고 있다"면서 "정부와 국회가 산은 IPO에 대해 결정을 내려줘야 농협의 지급 보증이 해결되기 때문에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드 사업 부문의 분사와 자동차보험의 판매에 대해서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신 회장은 "카드는 독립된 회사 체제로 가는 형태와 은행에서 같이 하는 형태 등 2가지가 있는데 각기 장단점이 있다"면서 "경기가 현재와 같은 상황일 때 분사가 되면 수지상으로 우려가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분사 검토 시기가 아니고 시간을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동차보험에 대해서는 "지금 손해보험에 자동차 보험이 없다 보니 손보업계에서 하위권인데 현재 바로 시작한다고 막바로 수지에 큰 도움이 되는 것 아니다"면서 "신경분리할때 5년간 자동차 보험 못하도록 법적 제한을 뒀지만 설혹 법률 제한을 뚫고 M&A 통해서 자동차보험 한다고 하더라도 단위조합이 이 문제를 지원하면 방카슈랑스에 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당장 뛰어들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올해 목표인 당기수익 1조원 달성에 대해서는 현재의 경기 상황을 이유로 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농협금융이 1조원을 달성한다는 것은 여타 금융지주가 1조7000~1조8000억원을 달성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의 경영목표 1조원 달성은 경영 의지의 표현으로 최대한 노력해보자는 것"이라며 "농협금융의 추가 충당금이 3000억원이고 농협중앙회에 지불하는 브랜드 사용료가 4500억원으로, 이는 1조원 흑자 내면 타 지주의 1조7000~1조8000억원 흑자와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 회장은 "올해의 경영목표가 쉽지 않지만 한계 속에 영업해야 하기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영업할 수 밖에 없다"면서 "임원들이 연봉의 10%를 반납하고 긴축경영을 하기로 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선임 과정에 있었던 '모피아·PK 출신' 논란에 대해서는 결코 외부적인 개입이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당시 회장추천위원회에서 한번 만나자고 했을 때 오해가 생길 수도 있지 않겠냐고 물었는데 정부를 떠난지 10년이 넘었는데 뭐가 아직도 정부사람이냐는 말을 들었다"면서 "본인의 선임 과정에서 정부 등 외부에서의 일체 개입이 없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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