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우리금융지주 등 금융권이 집이 안 팔려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하우스푸어의 주택을 사들여 다시 원 주인에게 임대를 주는 방안(세일 앤드 리스백)을 검토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금융당국에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 대출을 제대로 못 갚는 대출자의 집을 사들인 후 다시 전·월세로 임대해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방안은 최근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에서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금융당국도 긍정적으로 반응해 빠르면 9월께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은행은 경매 직전의 주택을 보유한 하우스푸어의 원리금상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집을 사들이고, 다시 임대를 주게 된다. 일단 은행이 담보인정비율(LTV) 초과 대출자들을 대상으로 펀드를 만들어 주택담보대출채권을 매입하고, 이후 하우스푸어가 월세 형식으로 대출 원리금을 분할 상환토록 하는 방식이다.

은행이 집을 매입할 때 집주인이 나중에 돈이 생기면 되살 수 있는 환매권리를 부여해 재매입도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하우스푸어의 집 소유권이 은행으로 이전되지만, 고객은 집을 떠날 필요는 없이 그대로 살면서 월세를 은행에 내면 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집 소유권을 갖게 된 은행이 이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는 해결해야 할 문제다.

갈수록 주택담보대출이 부실화되고 있는 금융권은 이전부터 하우스푸어에 대한 대책을 고심해 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집이 팔리지 않아 대출금을 못 갚아 경매로 넘어가는 것 보다는 은행 입장에서는 집을 사들여 다시 임대를 주는 것이 훨씬 낫다"며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시중은행이 앞장선다면 다른 은행들도 함께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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