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친노와 비노 호남과 비호남 프레임 깨겠다"
손학규 "특정 패권세력의 포로로 민주당이 외면 받아"
김두관 "진정한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는 바로 나"
정세균 "비판하고 지적하되 애당심과 동지애를 갖자"

[부산=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민주통합당 대통령 선출을 위한 9번째 순회 경선인 8일 개막했다. 노무현 정신의 근원인 '부산'에서 열린 이날 경선도 고성과 야유로 몸살을 앓았다.


이날 오후 2시 부산시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리는 합동연설회에서는 대선 주자들은 저마다 노무현정신의 후계자를 저치하며 부산 표심을 공략했다. 비문재인 후보들은 "당 패권 세력이 노무현 정신을 왜곡하면서 민주당이 위기에 빠졌다"고 날을 세웠고 문재인 후보는 "네탓 공방을 그만하자"며 당내 화합을 호소했다.

제일 먼저 연단에 오른 손학규 후보는 "어쩌다가 민주당이 특정 패권 세력의 포로가 돼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은 꼴이 됐느냐"며 부산 경남 지역의 '낙동강 벨트'를 이끌었던 문재인 후보를 겨냥했다.

손 후보는 "새로운 당권세력이 통합의 정신으로 패거리를 만들지 않고 기득권을 챙기지 않고 정권교체를 위해 매진한 것을 기대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입으로 노무현의 가치를 계승한다면 헌신과 희생을 외면하고 신 자유주의에 스스로를 가둬놓고 '바보 노무현'을 추모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인질 삼아 기득권 구축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 온몸으로 지역주의와 기득권을 위해 싸우고 있는 의로운 사람들이 고연 진짜 노무현의 정신을 이어받고 있는지 묻고자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문재인 후보는 "친노와 비노, 호남과 비호남의 분열의 프레임을 제가 깨겠다"며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우리당은 늘 분열 프레임에 갇혀있다"며 "국민들은 제대로 민주당이 쇄신하기만 하면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이라도 통합의 정신으로 되돌아가 쇄신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당의 쇄신은 단결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단결 없으면 쇄신을 불가하다"며 단결을 재차 강조했다.

김두관 후보는 자신이야 말로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임을 자처했다. 김 후보는 "저 김두관은 25년동안 정치하면서 반칙과 특권을 없애고 원칙과 공평을 실천했다"며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서 수없이 싸우고 도전하고 또 싸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부산발전을 위해서 지방분권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며 "서울 공화국을 분권공화국으로 바꾸겠다"며 부산 민심에 호소했다.

가장 마지막에 연단에 오른 정세균 후보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처지가 이토록 위태로운 적 없다"며 "2011년 애권 대통합한다면서 계파간 나눠먹기에 골몰한 이기주의. 공천 실패로 새누리당에 승리를 헌납하고 오만한 태도를 보인 것이 원인"이라며 손 후보와 문 후보를 향해 비판했다.

정 후보는 "경선이 지금처럼 잡음처럼 시비속에 끝나고 또 당밖의 후보를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후보가 선출되는 순간 민주당의 위기는 불가피하다"며 "우리에게 당의 중심을 잡을 후보가 필요하다"며 자신의 경쟁력을 내세웠다.

정 후보는 "국민의 함을 믿고 국민의 힘을 기대야만이 성공하는 정당이 될 수 있다"며 "권력이 아니라 민생을 바라보자, 분열하지 말고 통합하자, 비판하고 지적하되 애당심과 동지애를 갖자"며 경선 지킴이를 자처했다.

한편 이날 경선장에는 15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였다, 특히 문재인 후보를 지지자들이 다른 지역보다 곱절 이상 모여 눈길을 끌었다. 문 후보가 연설장에 등장할 때 수백여명 지지자들이 '부산 ♥ 문재인'의 플랜카드로 환영해 분위기로 달구었다.

그러나 소란은 계속됐다. 특히 문재인 후보 측과 손학규 후보측 지지들간의 신경전은 날카로웠다. 후보들의 연설회 도중에서 서로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손학규 후보가 연설에서 "민주당이 특정 패권 세력의 포로가 돼냐"고 비판하자 문 후보 측에서 "고마 해라"며 야유가 터져나왔다.

문재인 후보가 "네탓 공방을 그만하자"고 호소하자 반대파에서 "거짓말 하지 마라"고 야유를 지속적으로 보냈다. 현장요원이 손학규 측 지지자에게 목소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하자 지지자가 반발하면서 한때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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