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가 10일 결국 대표직을 내려놓고 탈당했다. 강 대표는 혁신파의 신당 창당에는 합류하지 않고 고향으로 내려가겠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당부득 반구제기(求黨不得 反求諸己·당을 구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면 모든 문제를 자신에게서 찾으라, 명심보감에 나오는 '행유부득 반구제기' 차용)의 책임을 통감하며 오늘 당 대표직을 사퇴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그동안 당원동지들과 함께했던 행복한 지난 날을 기억하며 이제 민주노동당으로부터 이어져 온 통합진보당의 당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강 대표는 2004년 진보정당 원내진출, 2008년 분열분당, 2011년 통합 등을 언급하며 잠시 회상에 잠겼다. 그러면서 그는 "4·11 총선과, 그 이후의 4년 보다 더 길고 괴로웠던 4개월간의 파열음은 차라리 꿈이었으면 하는 아픔으로 덮쳐온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모든 책임을 지고 저의 건강을 제물 삼아 분당을 막기 위해 마지막 노력을 했지만 모든 것이 허사가 됐다"면서 "당을 구하기 위해 혼신을 다하는 과정에서 부족함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강 대표는 또 "5·12 중앙위 폭력사태를 겪으며 지난 8년 의정활동의 소신과 긍지가 송두리째 무너져내렸다"며 "진보의 순결성이 진보의 발길에 짓밟혔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이제 (당을) 나가는 쪽도 남아있는 쪽도 모두가 서민과 약자의 한숨과 눈물을 끌어안고 상생의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국민 대중의 기본적 상식의 범주 안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검증받고 성장해, 언젠가는 진보의 역사 속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자"고 호소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 그는 "진보정당 역사에 죄인이 된 저는 속죄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서 "이제 흙과 가족이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고향의 품으로 돌아가겠다"며 신당 창당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편 강 대표는 기자회견 후 "제가 지금 너무 기력이 떨어져 있다"며 단식 후유증을 호소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했던 통진당 김제남 의원은 눈물을 떨궜다.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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