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애플이 7인치대 아이패드 미니를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있는 캘리포니아 극장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열고 아이패드 미니를 발표했다. 아이패드 미니는 7.9인치 화면을 탑재해 기존 아이패드 크기인 9.7인치보다 작아졌다.

아이패드 미니 발표가 주목되는 것은 스티브 잡스의 발언 때문이다. 잡스는 생전에 삼성전자의 7인치 갤럭시탭을 겨냥해 "(시장에) 도착하는 즉시 사망할 것(DOA·Death on Arrival)"이라고 밝혔다.

창업주의 공개적인 독설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7인치대 아이패드를 출시한 것은 시장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고 경쟁사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스마트폰의 경우 5개 제품을 출시할 때까지 같은 크기만 고수하는 등 시장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해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제조사에게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지만 태블릿의 경우 제품을 다변화해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애플은 기존의 아이패드로 프리미엄급 태블릿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이와는 별도로 태블릿 시장에서는 7인치대의 중저가형 제품군도 형성돼 있다. 삼성전자의 7인치 갤럭시탭 이후 아마존은 킨들파이어, 구글은 넥서스 태블릿을 출시하는 등 이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이패드의 경우 10인치에 가까워 휴대하기에 불편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반면 경쟁사는 저가형과 간편함을 앞세워 시장 영향력을 늘려나가는 추세다.

아이패드 미니 출시도 이 시장을 잡기 위한 애플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스티브 잡스 생전에 애플 내부에서도 7인치대 태블릿을 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태블릿 시장은 2490만대 규모로 이 중 애플의 점유율은 68%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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