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이정도면 다윗이 골리앗을 무너뜨린 격이다.

모바일용 반도체 업체인 퀄컴이 PC용 CPU 업체인 인텔을 시가총액에서 앞섰다. 불과 1~2년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휴대전화용 통신칩과 스마트폰용 칩 업체인 퀄컴이 인텔의 시가총액을 넘어선 것이 스마트폰과 PC시장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전했다.

이날 뉴욕증시서 퀄컴 주가는 장중 6%나 상승하며 1055억달러의 시가총액을 기록, 같은 시간 1046억달러의 시가총액을 기록한 인텔을 추월했다.

장마감시에는 인텔의 시가총액이 1037억달러로 1033억달러의 퀄컴을 다시 앞섰지만 잠시나마 퀄컴이 인텔을 앞섰다는 것 만으로도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PC시장을 장악하며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인텔이 자신보다 매출이 1/3이나 적은 퀄컴에게 기업가치를 추월당했다는 점은 최근 산업변화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두 회사의 시가총액 차이는 올해 들어 급속히 줄어왔다. 지난 2000년만해도 5020억달러나 되던 인텔의 시가총액은 지난1년간에도 14.9%나 하락했다. 지난 10년간으로 따져봐도 14%가 내렸다.

반면 퀄컴은 지난 10년간 주가가 254%나 껑충 뛰었고 올해 들어서도 8.3%나 오르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주가 상승도 퀄컴이 시장 기대를 넘어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보급이 늘며 시장점유율도 확대됐다.

지난 9월 마감한 퀄컴의 2012회계연도 4분기 실적은 매출 48억7000만달러(약 5조2976억원) 순수익12억7000만달러(약 1조3815억원)로 성장률이 20%에 이른다.

퀄컴의 2012회계연도 총 매출은 191억2000만달러(20조7987억원)로 1년전보다 28%나 성장했다. 순익은 43%나 성장해 61억1000만달러(6조6464억원)에 이른다.

반면 PC시대의 상징인 인텔은 지난 3분기 매출이 5% 감소하며 올해 11년만에 처음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PC시장 부진의 영향을 그대로 맞고 있다.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사장은 "모바일 시장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확인하고 남들보다 먼저 투자한 것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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