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 입구 아웃도어 매장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남들은 등산시즌이라 장사 좀 되는지 알겠지만 진짜 힘들어요. 손님은 없는데 매장은 우후죽순 생기고 생활비 벌기도 빠듯합니다."

지난달 30일 청계산 근처 아웃도어 매장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주말에는 손님이 그나마 있는 편이지면 평일에는 파리만 날린다"면서 "백화점, 마트에 가면 아웃도어 매장이 즐비해 있고, 요즘은 주택가 주변에도 아웃도어 매장이 있는데 굳이 산 근처에서 옷을 살 필요가 있겠냐"라고 하소연했다.

봄철 등산시즌이 돌아왔지만 등산로 입구 아웃도어 매장들은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청계산 입구에는 형형색색 등산복을 입은 등산객들로 붐볐다. 등산로로 들어가는 초입에는 '노스페이스', '레드페이스', 'K2', '밀레', '몽벨' 등 10여개의 매장이 위치해 있었다. '봄맞이 특가전' '이월상품 특가전' 등 세일을 내걸은 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매장에서는 손님을 찾아볼 수 없었다.

'봄맞이 특가전'을 진행하고 있는 K2 청계산점은 다른 매장보다 손님이 많은 편이었다. 봄 등산길에 유용한 바람막이 상의를 3만원대에 팔고 있었다. 보통 1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을 고려하면 상당히 저렴한 수준이었다.

인근 '몽벨' 매장도 한산했다. 등산화 할일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관심을 보이는 등산객이 많지 않았다. 몽벨 매장을 구경하다 빈손으로 나온 원수훈(남, 65)씨는 "등산화가 오래돼 매장에서 구경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북한산 입구에도 등산객은 많았지만 상대적으로 아웃도어 매장 안은 한산했다. 북한산은 둘레길까지 포함해 등산객이 많아서인지 블랙야크, K2, 몽벨, 노스페이스, 라푸다, 잭울프스킨, 밀레 등 각종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매장이 줄지어 있었다.

밀레 한 직원은 "사실 손님이 많지 않다"면서 "그런데도 워낙 아웃도어 시장이 성장 중이라 이곳에서도 각 브랜드마다 경쟁적으로 직영점을 내고 영업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주성씨(58)는 "보통 인터넷이나 상설할인매장에서 아웃도어 제품을 구입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잘 안산다"면서 "웬지 산 밑의 아웃도어 매장은 기존보다 더 비싸게 팔 것 같다"고 말했다.

해치숍이라는 노점도 장사기 안되긴 마찬가지였다. 20년간 관악산에서 노점을 운영중인 김영수씨(55)는 "노점이 많이 늘어나 입구에만 6개 정도가 있고, 불법으로 오는 상인까지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평일에는 장사가 젼혀 안돼 대부분 아예 가게를 열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반면 비슷한 시각 서울 소공동 롯데 백화점 6층 아웃도어 존에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아웃도어 매장 직원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고객도 평소보다 2~3배 늘었다"면서 "손님들이 바람막이 재킷부터 바지, 신발까지 다양한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신장세는 가파르다. 롯데 백화점은 지난 1,2월 매출 신장률은 전년대비 21.3%를 기록했다 .연도별 신장률을 살펴보면 2011년 35.2%, 2012년 30.5% 등으로 두자릿수 신장률을 고수 중이다.

몽벨 매장을 찾은 한 중년부부는 "제주도 여행을 가기 전에 봄옷을 구매하려고 들렀다"면서 "브랜드들을 한번에 볼 수 있어 편리해서 백화점에서 주로 아웃도어 제품을 산다"고 밝혔다.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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