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이 버스의 종점은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입니다!", "초등 4학년부터 시작해야 SKY간다."

입시경쟁,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학원 광고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 학원 광고들은 명문대 간판을 내걸면서 학벌의식과 서열경쟁을 부추기거나, 바뀐 교과유형을 이용해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3월20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사교육 조장하는 나쁜 광고 찾아 사진 찍기' 캠페인을 펼쳐, 시민들의 제보를 토대로 나쁜 학원 광고 21건을 7일 공개했다. 이 같은 캠페인은 2월 말 한 대형 입시업체가 '친구가 너의 공부를 대신해주지 않는다'는 문구의 광고를 실어 과도한 입시 경쟁을 부추겼다는 비난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나쁜 광고의 유형 중 하나는 선행학습을 강조하는 경우다. 한 업체는 신문광고를 통해 '초등 5학년 때 중학수학 끝냈다'는 사례를 소개하면서 선행학습을 부추겼다. 노원구의 한 학원은 안내지에 '초등과정 없는 초등수학학원'이라는 문구를 실었으며, 양천구의 한 학원은 기본, 심화, 선행 3과정을 '알때까지 무한반복'한다고 광고했다.

대학 간판을 내세워 학벌의식을 조장하는 광고도 수두룩하다. 한 전문과외업체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의 학교 마크 밑에 '동문이 되시겠다면 선택은 단 하나!'라는 문구를 집어넣었다. 각 학원마다 소위 'SKY'대학의 합격자 명단을 내거는 경우도 여사다. 심지어 마포구의 한 영어유치원에서는 사립초등학교 중에서도 경쟁률이 센 '영훈초등학교 합격' 플래카드를 내걸어 논란이 됐다.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이용한 광고도 있다. '이제 계산만 잘하는 아이에게 지구 종말과도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대비하고 계십니까?', '바뀐 학교시험으로 아이에게 벌어질 청천벽력을...', '초 3·4학년 때 오십시오. 초 5·6학년 때는 늦습니다' 등의 문구는 학부모들의 심리를 이용한 전형적인 공포 마케팅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는 "지금의 학원법은 허위과장 광고에 대해서만 규제하도록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비교육적이고 비윤리적인 광고도 규제해야 한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수년간 지속돼온 사교육 업계의 비교육적인 광고는 업계의 양심에 맡겨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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