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현대상선 지배력 확대를 꾀하고 나섰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오는 10월 실시하는 24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KCC,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등 범현대가가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범현대가는 지난해 말 실시된 현대상선 유상증자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과 KCC등 범현대가 관계자들은 "최근 유증에 참여하지 않았고, 이번 유증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지만 재계는 참여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유증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범현대가의 현대상선 지분은 2~4%가량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상선은 현대엘리베이터(24.13%)가 최대주주이며 현 회장(1.68%) 등 특수관계인이 3.44%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15.18%), 현대건설(7.16%), 현대삼호중공업(6.79%), KCC(2.42%) 등 범현대가 지분 31.55%보다 지분이 적은 현 회장 측은 케이프 포춘(1.95%), 넥스젠캐피탈(4.93%) 등 파생상품 계약을 통해 약 45%의 지분을 보유한 것과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유증에 범현대가가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범현대가의 지분은 2~4%가량 희석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 회장과 범현대가의 보유 지분이 엇비슷해지는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 회장은 이번 유증을 통해 현대상선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배력 강화에도 큰 힘을 얻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은 금강산 관광 사업 재개라는 숙원이 조만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가능해졌다.

당초 현대상선은 해운업 불황으로 유동성 확보를 위해 3000억원 규모 전환사채(BW)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금강산 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현대아산의 모회사인 현대상선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유증을 통해 자금을 확보키로 결정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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