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사진 제공=삼성 라이온즈]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최근 세 경기에서 모두 안타 두 개 이상과 3타점씩을 올렸다. 이승엽(38ㆍ삼성)의 활약 속 팀은 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삼성의 시즌 전적은 62승 2무 29패. 2위 넥센(57승 1무 39패)에 일곱 경기 반 앞선 단독선두다.

특히 1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원정경기에서는 넥센 마무리 손승락(32)을 무너트렸다.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두 팀이 6-6으로 맞선 연장 10회초 2사 1, 3루 다섯 번째 타석에서 1타점 결승 적시타를 쳤다. 볼카운트 3-1에서 몸쪽 높은 쪽에 시속 143㎞ 직구를 잘 공략했다. 경기를 중계하던 허구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63)은 "몸쪽 스트라이크존에 공이 들어왔고 대비를 하고 있던 이승엽이 안타를 쳤다"고 했다.

올 시즌 이승엽의 성적을 보면 서른여덟이라는 나이가 무색하다. 12일 현재 아흔세 경기에서 타율 0.297 25홈런 82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 부문에서 나성범(25), 에릭 테임즈(28ㆍ이상 NCㆍ25개)와 함께 공동 3위, 타점은 단독 5위다. 일본에서 돌아온 첫 해(타율 0.307 21홈런 85타점)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결승타를 열다섯 개 기록해 팀 동료 채태인(32)과 테임즈(이상 11개)을 제치고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이 거둔 62승 가운데 15승은 이승엽의 방망이에서 완성됐다는 얘기다.

이승엽은 지난해 부진했다. 111경기 타율 0.253 13홈런 69타점을 올렸다. 1995년 프로에 데뷔한 뒤 그가 받아든 가장 저조한 성적표였다. '예전 같지 않다'는 주변의 핀잔도 들어야 했다. 절치부심한 이승엽은 그래서 올 시즌 '맞춤형 변화'를 시도했다. 타격자세와 방망이 무게 등 많은 것을 새롭게 했다. 이승엽도 "선수생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변화를 줬다"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사진=김현민 기자]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타격자세다. 지난해까지 타석에서 세워 들고 있는 방망이를 올 시즌부터는 눕혔다. 들어올리던 오른쪽 다리의 폭도 줄였다. 방망이를 눕힌 상태에서 테이크백(스윙 직전에 방망이를 머리 뒤쪽으로 빼는 동작) 없이 그대로 휘두른다. 빠르고 간결한 스윙을 통해 보다 정확한 타격을 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방망이 무게도 올 시즌부터는 930g짜리에서 900g짜리로 바꿔 배트 스피드를 높이기로 했다. 이 같은 변화는 평소 약점으로 지적됐던 몸쪽 승부에서의 적응력을 높였고, 삼진 개수 감소로 나타났다. 2012년과 지난해 이승엽의 경기당 삼진은 각각 0.80개(126경기 101삼진ㆍ전체 5위), 0.87개(111경기 94삼진ㆍ전체 10위)였다. 그러나 올해는 아흔세 경기에서 삼진을 쉰 개만 당했다. 경기당 0.54개로, 순위는 공동 34위다. 류중일 삼성 감독(51)은 "우리 팀 타순으로 볼 때 (이)승엽이의 위치가 중요하다. 올해는 무엇보다 배트 스피드로 빨라졌다"고 했다.

올해는 주로 6번 타순에서 뛴다. 1ㆍ2번에는 야마이코 나바로(27)와 박한이(35), 중심타선에서는 채태인과 최형우(31), 박석민(29)이 활약한다. 그 뒤를 이승엽이 받친다. 올 시즌 6번 타순에서 타율 0.307(277타수 85안타) 16홈런 57타점을 기록했다. 삼성의 팀 타율이 0.303로 아홉 개 구단 가운데 1위이고, 상위타선이 막강하다는 점에서 이승엽 앞에 득점기회가 만들어질 가능성은 앞으로도 높다. 이승엽도 "나보다 좋은 타격을 하는 후배들이 많다"고 했다.

이승엽은 13일까지 쉬고, 14일부터는 문학에서 SK와 2연전을 한다. 올 시즌 SK를 상대로는 좋은 활약을 했다. 열두 경기에서 타율 0.373(51타수 19안타) 4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 이승엽

▶생년월일 1976년 8월 18일 ▶출생지 대구
▶체격 183㎝ㆍ87㎏
▶출신교 중앙초-경상중-경북고
▶프로 데뷔 1995년 삼성 라이온즈(고졸신인)

▶2014시즌 성적
- 93경기 타율 0.297 25홈런 82타점 60득점 장타율 0.567 출루율0.352

▶통산 성적
- 1473경기 타율 0.301 383홈런 1184타점 1089득점 장타율 0.583 출루율 0.394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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