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준우 기자] 26일 법안 표결처리 없이 본회의 연기를 결정한 정의화 국회의장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여당 내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의장사퇴촉구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극단적인 방법도 가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본회의 연기 이후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는 단상에 선 모든 의원들이 정 의장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강석호 의원은 "과연 의장을 시켜달라고 애원할 때의 모습하고 지금의 모습은 완전히 180도 다르다. 과연 그분이 정의화였던 것인가 저는 정말 이해가 안 된다"면서 "저는 여기다 (정 의장을 찍은) 손가락을 자르겠다"며 반발했다.

평소 정 의장과 친분이 가깝다고 밝힌 조해진 의원은 "저는 올 봄에 공개적으로 국회의장에 정의화 의원 되셔야한다고 말했다"면서도 "오늘 의장님께서 산회 방망이를 두드리신 것은 날치기였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조 의원은 "(정 의장이 의원들에게) 말할 기회도 안주고 방망이 두드려서 해산시키는 게 뭔가. 그게 민주주의고, 그게 국회 운영이고, 그게 의장이 하실 일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뭐가 그렇게 자신이 없어서, 떳떳하지 못해서, 기다려 달라고 해놓고 방망이 두드려서 해산시키나"며 목소리를 높였다.

함진규 의원은 "의장이 어느 분 보다 어른이시고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인데 정말 이것은 소신도 아니고 어떻게 지도부하고 협의도 없이 이렇게 하냐"면서 "개인적으로 인격적으로는 존경하지만 이것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이장우 의원은 "오늘 국회의장님에 의한 의사진행 폭거에 대해 아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평상시 참 존경하고 괜찮았던 의원님들이 의장님이 되시면 다 변하는지 참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입법권를 지키는 수장으로 역할을 충실하게 하지 않는 분을 국회의장으로 인정하는 것도 우리 국회의 수치"라며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촉구 결의안을 새누리당 전원의 이름으로 제출해달라고 제안했다.

한편 정의화 국회의장측은 본회의를 산회한 배경에 대해 두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는 안건 중 '일본정부의 고노담화 검증결과 발표에 관한 규탄결의안', '아베정권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결정에 대한 규탄 결의안'에 대해 "여야 합의의 초당적 결의로 이뤄져야 할 안건이 여당 단독으로 처리되었다는 이유로 상대국가의 왜곡과 비방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는 국정감사계획서가 어느 상임위 한 곳도 채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정감사계획서가 처리되어야 의사일정대로 10월에 국정감사 일정을 추진할 수 있지만 계획서가 채택되지 않아 별도의 본회의 개최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에 관해 한 새누리당 재선 의원은 "정치적으로 곤란한 상황에서 내놓은 궁색한 변명아니겠나"며 "결국 야당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30일 본회의에서도 법안이 처리가 안 되면 당에서 결코 좌시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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