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서 '히잡 안 쓴' 여성 얼굴에 강산 테러…"행실 부적절(?)"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이란전문매체 이란와이어가 이란의 남부 도시 이스파한에서 최근 여성을 노린 강산(Strong Acid) 테러가 잇따라 일어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아직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일당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히잡(이슬람권 여성이 머리에 두르는 스카프)을 제대로 쓰지 않은 여성의 얼굴에 강산성 액체를 퍼붓고 있다.

현재까지 여성 6명이 이러한 수법의 범죄를 당해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파한에선 공포에 떠는 여성들이 외출을 꺼리고 있다.

해당 매체는 이런 범죄가 '도덕 순찰'을 강화하는 법안을 이란 의회가 통과시킨 직후에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 법안이 통과되자 이란의 원리주의 무장단체 중 하나인 안사레 헤즈볼라가 가두 활동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성범죄가 여성의 부적절한 행실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극보수 성향이다.

파즈롤라 카필 이스파한시장은 이란와이어에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경찰은 진상이 조속히 진상을 규명해 시민에게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반(反) 관영 ISNA 통신도 현지 경찰을 인용해 이런 범죄가 4건이 일어났고 용의자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이스파한의 원로 신학자 호자톨레스람 무함마드는 ISNA통신에 "이런 범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여성이 아무리 옷을 잘못 입어도 이를 처벌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란에선 무슬림이 아닌 외국인이더라도 여성은 모두 히잡을 써야 한다. 최근 이란에선 검은색이 아닌 다른 색의 얇은 히잡을 쓰거나 몸매가 드러나는 아바야(이슬람권 여성이 입는 검은 통옷) 등으로 멋을 낸 젊은 여성이 늘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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