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오는 10~11일 베이징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일련의 다자회의가 열릴 예정으로 있는 가운데 한일 정상회담은 성사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 주일본 대사의 입에서 다자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한일 정상회담 개최 논의가 "잘 되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

유흥수 주 일본 대사는 지난 1일 마이니치 신문 인터뷰에서 오는 10∼11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한일 양자 정상회담 개최 건에 대해 "논의가 잘되지 않고 있다"면서 "양국의 정치가들이 대국적 견지에서 지혜를 내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 대사는 "관계 개선의 상징인 (한일) 정상회담은 열어야 한다"면서도 "다만 외교 당국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면도 있어 양국의 정치인이 힘을 모으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우리 정부는 한일 간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면서도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에서 진정성있는 조치가 이뤄져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대해 일본은 옛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를 검증하고 1996년 유엔의 특별보고서를 주도한 스리랑카 법률가 출신 쿠마라스와미 전 유엔 특별보고관을 찾아가 지난 8월 아사히 신문이 취소한 요시다 세이지의 증언을 근거로 한 보고서를 취소하라고 요구하는 등 과거사를 부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한일 정상회담은 물건너 갔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편,에이펙에 이어 12일부터 이틀 간 미얀마 네피도에서는 제 17차 아세안+3 회의와 제 9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가 열리고 이어 14일부터 사흘간 호주 브리즈번에서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으로 있어 한일 양국이 만날 기회는 적지 않지만 양국 정사회담 이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외교부 안팎의 관측이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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