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4조 달러(약 4400조 원)에 육박하는 2016년회계연도(올해 10월1일∼내년 9월30일)예산안을 미 의회에 제출했다.

예산안은 오바마 대통령이 앞서 새해 국정연설에서 밝힌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부유층과 기업을 상대로 한 증세 등을 통해 마련한 재원을 중산층 지원과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집중 투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예산안은 중산층의 주머니에 더 많은 돈이 들어가게 하고 또 임금을 인상하며 미국에 고소득 일자리를 창출해 줄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정부의 비효율적인 지출을 줄이고 (부유층과 기업의) 세금 구멍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산안은 부유층을 겨냥, 자본소득에 대한 28%로 인상해 향후 10년간 3200억 달러의 세수를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장기 계획을 제시했다.

기업에 대해선 법인세를 35%에서 28%로 낮추는 대신 기업에 대한 세금공제혜택을 대폭 축소할 방침이다. 또 2조달러로 추산되는 미국 기업의 국외에 보유현금에 대해선 일괄적으로 14%를 과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향후 발생하는
해외에서의 기업 이익에 대해선 19%의 세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현행 세법에선 해외 보유 현금을 미국내로 들여올 경우 35%의 법인세를 물어야한다.

이를 통해 확보되는 추가 재원은 저소득층 세금 감면 혜택, 중산층 소득 증대, 개인 맞춤형 정밀의학,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고속도로 투자펀드, 기후변화 대책 등에 투입된다. 도로, 항만, 교량, 학교 등 사회기반시설 확충에는 총 4780억 달러가 배정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한 예산 규모는 총 3조9900억달러이고, 이중 재정적자는 4740억원으로 책정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옛 예산법 안에서 채택된 자동 삭감(시퀘스터) 비율을 완화해 국방부 및 국내 기관의 세출을 각각 7% 늘린 예산안을 내놓았다. 그는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정치권이 합의해놓은 시퀘스터를 겨냥, “아무 생각없이 만들어진 긴축안을 되돌려놓기 위해 의회와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방 예산 중 사이버 전쟁및 보안관련 예산은 140억달러가 책정됐고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전과 관련해선 88억 달러를 요청했다.

백악관은 이번 정부 예산안대로 시행되면 향후 10년간 연방정부 재정 적자를 1조8000억 달러 줄일 수 있고 연간으로 국내총생산(GOP) 대비 3% 이하로 축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상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은 증세와 비정부 예산 증액에 반대하고 있어서 향후 예산안 검토과정에서 정부측과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화당은 자체 예산안을 오는 4월 15일 이전에 제시할 예정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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